본문/내용
「견딜 수가 없었어야. 한 번은 그가 물었다. 무엇을요, 어머니? 무엇을 견딜 수가 없었어요? 그쯤 되면 어머니는 입을 다물었다. 그때는 그랬어, 견딜 수가 없었어. 한 번 말끝을 흐리고 나면 어머니는 더 이상 바다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호수의 물살에 눈길을 주고는 내내 잠잠히 있다가는 그의 목덜미를 쓰다듬어 주거나 어깨를 쓸어주며 그냥 그렇단다. 괜히 그렇게 견딜 수 없는 때가 있는 법이란다, 하였다.」
바닷가 마을에서 태어난 어머니는 죽은 생선은 먹지 않았다. 어렸을 적 바닷가에서 먹었던 살아있는 것들을 찾는 것이다. 특히나 몸이 아플 때는 죽은 생선은 냄새가 지독하다 하여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어머니는 바닷가 마을을 떠났지만 그녀의 몸은 그 바다를 기억하고 있다. 누구나 자신이 태어난 곳으로 마지막에는 돌아간다는 어떤 죽음의 진리처럼 그녀의 몸도 원래 태어난 그곳으로 숨이 안 죽은 생선을 먹음으로 해서 돌아가기를 대신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녀에게는 그 바닷가가 이 호수만큼이나 소중한 기억들이 가득한 공간이다. 늙으면 여생을 보내기 위하여 마련한 팔당을 지나 능내에 있는 그녀의 집이 떠나왔던 바닷가 집의 모습을 닮은 것을 보면 그렇다. 하지만 그 곳은 그 곳은 견딜 수 없게 해서, 떠나게 만들은 공간이다. 외조부에게만 말하고 남편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아픔을 견딜 수 없어서 그녀는 그 바닷가를 떠났다. 그리고 마음을 둘, 새로운 호수를 찾았다. 호수는 그녀가 아는 장소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