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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결말에서 남자는 잠수함을 만들어 간다. 자신이 진정 욕망했던 것을 알게 된 것인지 아닌지는 명확히 드러나지 않는다. 그렇게 남자가 잠수함을 만드는 것은 떠나간 여자에 대한 일종의 조각모음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여자는 남자에게 남자가 만든 잠수함이었다. 항상 수면 밑 아무도 알 수 없는 곳에서 공격을 준비하는 존재였을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여자가 떠나던 날, 잠수함은 수면 위를 관찰하다가 무서운 속도로 수면 위로 치고 올라오거나, 혹은 수면 밖의 존재를 가공할만한 어뢰로 공격을 가했을 것이다. 알 수 없는 곳에서부터의 공격은 남자에게 분명히 큰 상처를 주었을 것이다. 그리고 남자는 결국 떠난 여자에게 흡수되어 버린다. <여자가 그 등뼈에 숨어 남자의 등을 하염없이 쓰다듬고 있었다. (p.158)> 그렇게 여자는 남자에게 위험한 잠수함이자, 스펀지였던 것이다.
천운영의 「등뼈」는 한 여자와 헤어진 남자의 디스크와 일상을 통해, 그의 욕망과 결핍을 드러내고자 한 소설이었다. 소설은 다소 관념적이다. 그래서 그런지 명확한 상황들이 독자들에게 제시되지 않는다. 여자에 대한 정보라든지, 남자와 여자가 만나게 된 계기라든가, 남자는 왜 여자를 싫어했는가에 대해 명확하게 제시되지 않아서 그런지 남자에게 있어 여자와의 헤어짐이라는 정신적인 공황과 디스크라는 물리적인 병, 그리고 등이라는 신체의 일부가 가지는 상징적인 것들이 집약되는 힘이 떨어진 것이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