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셉 폰타나의「거울에 비친 유럽」서평

이 밖에도 자신들이 도덕적·지적으로 우월하다는 확신에 기반을 두고 비유럽인은 열등한 본성을 가지고 있다는 식의 생각으로 자신들의 침략 행위를 합리화하려 했던 “미개의 거울”과, 비슷한 관점에서 역사의 일률적인 발전 단계를 상정한 후, 그 발전 단계의 최정점에 유럽인이 있어, 아직 발전하지 못한 여타 지역과 유럽을 구분하려 한 (그리고 비유럽 지역에서 그것을 상당수 받아들이기도 한) “진보의 거울”을 지적하고 있는데, 이는 지금까지 유럽 중심적 사고에 대해 상당수 지적되었었던 비판들과 그 맥락을 같이 한다.
지금까지의 거울들은 유럽과 비유럽을 구분하기 위해 사용된 거울들이라 볼 수 있는데, 이 책에서 보다 신선하게 느낄 수 있는 것은 유럽인들이 만들어낸 거울들이 단순히 유럽과 비유럽을 구분하는 데에만 쓰인 것이 아니라 유럽 내부를 구분하는데도 쓰였다는 것을 지적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유럽의 역사가 정말로 “유럽인 전체”의 역사가 아닌, 소위 소수에 의해 주도된 역사였음을, 그러한 역사를 상정하면서 많은 사람들, 많은 모습들이 소외되었음을 밝히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과정엔 봉건제의 거울, 악마의 거울, 촌뜨기…(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