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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됐거나 정말 훌륭한 영화였다. 컬트적인 성향을 다분히 지니고 있고 주제의식도 가볍지 않다. 이 영화 감독이 봉준호 감독이랑 동기라고 들었는데, 둘의 역량이 우열을 가릴 수 없는 것 같다. 이 감독도 다음 영화 아니면 다다음 영화라도 크게 해낼 사람인 것 같다.
봉준호 감독이 살인의 추억에서 그 시대의 모순과 부조리를 스릴러 속에 녹여냈듯이, 장준환 감독도 이병구라는 불쌍한 인생을 기가 막히는 혼합장르 영화로 비벼냈다. 초반부는 외계인에 집착하는 병구의 행동들이 코미디 스타일로 보여지고 조금 지나서는 병구의 행동이 단순히 웃기는 짓이 아니라는 느낌이 들면서 범죄 스릴러로 탈바꿈 한다.
연출면에서도 기발한 시도들이 다수 보이고 배우들의 연기도 흠잡을 데가 없다. 백윤식씨의 연기는 참 좋았던 것 같다. 나이도 드신 분이 몸 사리지 않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병구와 순이의 죽음은 개인의 분노와 일탈, 즉 시스템에 대한 도전은 비참한 말로로 끝날 수 밖에 없다고 말하는 것 같아서 씁쓸했다.
이 영화 완전 황당 코미디로 광고 됐었다. 하지만 그런 광고 컨셉 때문에 망한 것이 아닌가 싶다. 예고편이나 광고만 보고 코미디 쪽으로 잔뜩 기대를 하고 간 관객들이 이런 기괴한 영화를 보게 됐으니 별로 입소문이 좋았을 리가 없었던 것 같다. 말이야 바른 말이지 대부분의 관객들에게 고문장면이나 절단된 신체들이 나오는 장면 등은 영화를 유쾌하게만은 볼 수 없게 만들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