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ⅳ. 표현기법과 그 효과
이 시는 부정적 현실 인식에서 출발한다. 현실의 모습은 마땅히 있어야 할 것의 ‘없음’으로 파악되고 있다. ‘땅이 없고’ ‘추수가 없고’ ‘인격이 없고’ ‘생명이 없고’ ‘민적이 없고’ ‘인권이 없다’라는 구절에는 ‘당신’이 가신 것에서 연유하는 절망적 현실 인식이 선명하게 드러나 있다.
‘당신’을 잃고 홀로 선 ‘나’는 거지와 같이 모멸(侮蔑) 당하고, 마침내는 인간의 기본적 권리인 인권과 정조(貞操)까지도 유린당하는 절망적 상황에 맞닥뜨리게 된다. 이러한 순간에 보게 되는 ‘당신’, 그는 구원과 희망의 표상인 동시에 불의와 폭력에 항거할 수 있는 원동력으로서의 의미를 지닌다. 사회의 온갖 규범이 지배자의 권력과 금력을 유지하기 위한 헛된 징표일 뿐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죽음과 역사의 부정과 자포자기 속에서 갈등할 때 ‘나’는 또 ‘당신’을 보는 것이다.
“영원의 사랑을 받는다”는 것은 세상 저 너머에 존재하리라고 생각되는 초월적인 진리 속으로 은퇴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인간 역사의 첫 페이지에 잉크 칠을 한다”는 것은 역사를 그 근본에서부터 부정하는 것이다. 그리고 “술을 마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