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청준

- 그가 생각하는 글쓰기란
그는 문학은 불행의 그림자를 먹고 사는 괴물이라고 말하고 삶의 압력, 현실의 압력이 가중되면 이걸 견뎌내려는 정신의 틀을 만드는 것, 이것이 문학이라고 한다. 말과 현실 사이의 긴장이 문학이며, 소설의 언어는 기본적으로 반성의 언어이고, 그 반성은 삶의 진실에 대한 암시 정도일 뿐 최종적인 진실의 실체는 되지 못한다고 말한다. 소설가는 ‘이것이 진실이다’라고 말하는 대신에 일정한 넓이를 마련해주고 그 안에서 진실을 찾아보기를 권하는 것이라고 한다.
그는 자신의 글쓰기의 관심의 한 축을 권력에 대한 저항, 탈 권력의 실천이라 요약한다. 글쓰기 행위라는 것이 틀을 깨고, 그 틀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것이오, 틀을 깬다, 틀에서 벗어난다고 하는 것은 부서진 것과 새로운 것 사이의 운동이고 긴장이다.
그리고 그는 삶과 언어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말이란 자기 증거의 수단이지만, 한편으로 속박이 되기도 한다. 삶을 존재하게 하는 것이 언어이고 말은 수단이기보다 삶 자체이고 삶과 말은 서로 떨어질 수 없다. 그것이 서로에게 속박되기도 할 것이다.
그는 자주 소설을 ‘밤길의 선행자 좇기’로 비유한다. 옛날…(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