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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스트가 자체 발생한 것처럼 보이는 의체를 접하게 되자 그런 믿음마저도 무너지게 된다. 이유는 간단하다. 그의 몸에서 의체가 아닌 부분은 두뇌뿐이다. 그나마 있는 자신의 두뇌도 자신이 직접 두 눈으로 확인할 수 없다. 따라서 쿠사나기는 혹시 자신이 자신의 고스트를 가진 인간이 아니라 전뇌에 ‘쿠사나기’라는 존재가 입력되어 있는 가짜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생겨나는 의문. 과연 모의 인격은 진짜가 아닌 가짜인가? 가짜는 있어도 존재한다고 할 수 없는 것인가?
쿠사나기 : 나같은 완전한 의체화한 사이보그라면 누구나 생각해. 어쩌면 자신은 훨씬 이전에 죽었고 지금의 자신은 전뇌와 의체로 구성된 모의 인격인 게 아닐까, 아니 무릇 처음부터 나란 건 존재하지 않았던 게 아닐까...하고
쿠사나기의 말을 통해 곰곰히 생각해 본 결과, 그가 말하는 ‘처음부터 존재한다’는 개념 속에는 원래의 것, 즉 ‘진짜’라는 뜻이 담겨 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이른바 ‘가상’이라는 것은 가짜라는 얘기인데, 기준이 이것이라면 그가 전체성에 혼란을 겪는 것은 너무나 당연할 수 밖에 없게 된다. 「공각기동대」에 삽입된 주변 이야기 가운데 고스트를 해킹당한 몇몇 인물들-산 켄화, 청소국원 등-의 에피소드에서도 해킹당한 본래의 고스트만이 진짜이고 해킹으로 인해 생겨난 현재의 고스트는 가짜라는 시각이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