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언문이 비록 유익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다만 선비의 육예의 하나일 뿐이오며, 하물며 도를 닦는 데에는 참으로 이(利)가 없는 것이온데, 무엇 때문에 이 일에 정신을 쓰고 마음을 쓰며, 날을 마치고 시간을 보낸다면 실로 현 시점에서 시급한 학문을 닦는 데 손해가 되나이다.
신들은 모두 보잘것없는 글재주를 가지고 상감님을 뫼시고 있는 죄가 크온데, 마음에 품은 바를 감히 담고있을 수가 없어서, 삼가 가슴에 있는 말씀을 다 사뢰어 상감님의 어지심을 흐리게 하였나이다.
→ 훈민정음 창제를 못마땅하게 여기고 있던 최만리를 비롯한 집현전의 일부 학자들은 훈민정음으로 중국의 한자음을 번역하고 바꾸는 처사를 보고 크게 분개한다. 그리고 집현전의 부제학으로 있었던 최만리는 새 문자를 만들어 한자음 개혁을 일방적으로 당행하게 되면 여러 가지 심각한 문제가 일어날 것이라며 위와 같은 내용의 반대 상소를 올리게 된다.
그 내용을 간략하게 정리해보면, 첫째로 한자의 구성원리와 다른 표음문자를 새로 만드는 것은 중국을 섬김에 어긋난다. 둘째, 고유한 글자를 만들어 쓰는 것은 오랑캐가 되는 것이다. 셋째, 쉬운 언문을 배우면 어렵게 한문을 배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