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중산층의 생활양식과 문화

이상의 논의를 통해 볼 때 우리 나라의 중산층은 비교적 뚜렷한 그 나름대로의 생활세계를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즉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생활수준이나 생활양식에서 중산층은 어떤 의미에서 계급적 독자성을 보이는 것 같다. 그러면서도 중산층이 자신들의 정체의식 및 현실인식과 정치의식 등에서 계급적 독자성을 나타내는 것은 아니다. 중산층 스스로가 그런 자화상을 보면 “중산층은 결코 자기 개인이나 집단만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이 나라의 앞날에 대해서 걱정하고, 가슴 아파하며, 각종 현실에 대해 비판적이고, 계획적이고, 검소하고, 도덕적인 사회를 추구하는 집단이다”. 다시 말해 중산층은 현실에 안주하는 안정 지향적이 아니라 좀더 밝은 내일을 위한 혁신 지향적인 개혁의지가 강한 집단으로 나타난다.
우리 나라 중산층의 사회적 성격은 역사적·문화적 측면에서 볼 때 또한 독특한 양상을 나타내는 것으로 보인다.
첫째로 조선말기로부터 일제 시대를 거쳐 해방 이후까지 우리 나라의 신분제도가 붕괴해 오면서 이것을 대체할 새로운 제도가 형성되지 못함에 따라 유난히 평등개념이 확장되는 반면 지위상승을 추구하는 경쟁 의식이 커…(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