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새벽에 잠을 깬 로빈슨은 범선에 매혹된 방드르디가 그 배를 타고 사라졌음을 깨닫고 다급하게 찾아다닌다. 절망한 그는 폭파된 후 남은 굴의 잔해 속으로 들어가서 죽으려고 한다. 그 순간 바위더미 좁은 구멍 통로에서 한 소년이 나오는 것을 발견한다. 지난날 방드르디가 그랬듯이 화이트버드호의 어린 수부 자앙이 로빈슨의 친절에 감동하여 그의 곁으로 피신한 것이었다. 로빈슨은 그를 데리고 언덕 꼭대기로 올라가서 사라지는 화이트버드호를 바라본다. 12장은 시적인 탄생과 순화의 장면을 볼 수 있다. 로빈슨은 아이의 이름을〈죄디 jeudi (목요일)〉로 바꾸어 명명한다. 이는 로빈슨이 방드르디에게 이름을 붙여 줄 때의 장면을 떠올리게 한다. 투르니에는 갈매기, 꽃잎, 태양을 통하여 순화하는 장면을 서술했고 로빈슨을 이름을 명명하는 장면을 통하여 생명의 원천으로 나타내려 한다. 그러나 이해하지 못하는 점은 현실세계를 부정하는 로빈슨으로 하여금 무질서의 세계에 남겨두는 대신 무질서의 세계를 강요한 방드르디를 왜 현실세계로 보내려 하는 의도를 나타냈느냐 하는 점이다. 그리고 또 어린 수부 자앙을 꼭 원시세계에 남게 함으로써 현실 세계를 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