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blu를 읽는 동안 아오이의 이야기를 다룬 rosso 또한 곁에 두고 비교해가면서 읽었다. 이를 통해 서로 다른 공간에 살지만 순간적으로 서로가 교감을 가지는 시간대에 두 사람의 감정을 비교하면서 읽었다. 그러자 두 사람의 감정이 나에게로 전이가 되는 듯한 흥미로운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예컨대 쥰세이를 그리워한 아오이가 일본으로 전화하는 부분이라던가, 반대로 쥰세이가 아오이에게 전화하는 장면에서 두 사람의 초조, 흥분, 기대 등의 감정 상태는 완전하게 일치하게 된다. 10여 년이 되어가도록 서로에게 한 통의 전화도 없었던 두 사람이 마치 약속이나 한 것처럼 서로의 전화임을 직감적으로 알고 있었다. 마치 텔레파시가 통하듯 말이다. 그리고 그러한 두 사람의 감정을 나의 마음 속에서 재현을 해보니 비록 경험해보지는 못했지만 서로를 그리워하는 애타는 마음을 어느 정도는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에쿠니 가오리와 히토나리는 서로에게 연애 편지를 쓰듯이 자신들의 원고를 수백 차례나 교환해가면서 책을 집필했다고 한다. 그래서 인지 비록 두 사람의 문체는 판이하게 다르지만 두 주인공들의 교감은 마치 수많은 코드 중 하나의 코드가 정확하게 맞아떨어지는 것과 같이 같은 파장을 공유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때문에 두 개의 작품을 비교하여 읽었을 때 더욱 흥미가 배가되는 느낌을 받았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