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체험

학교에 도착해서 학생회관까지 가는 길도 나에게는 가시밭길 같았다. 우선 운동장을 통해 학교로 들어가는 동안에 울퉁불퉁하게 튀어나온 보도블록으로 인해 넘어지기도 했고, 인도로 올라가는 길의 턱이 자연스럽게 올라갈 수 있도록 연결해놓지 않고 툭 튀어나와 있어서 넘어질 뻔도 했다. 또한, 차가 들어가지 못하도록 설치해 둔 기둥에 걸려서 무릎을 부딪치기고 했다. 그나마 학생회관을 이용할 때 계단에 설치된 난간이 큰 위안이 되어 주었지만 그 이외에는 장애인을 위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함께 보행을 도와주는 도우미도 나를 배려해주었지만 당장 눈앞이 보이지 않는 나로서는 도우미를 쫒아가는 것이 여간 힘든 것이 아니었다. 나는 위험요소를 피하기 위해 조심스럽게 걷고 있었지만, 도우미가 잠깐 한눈이라도 팔면 위험요소에 노출될 수밖에 없었다. 학생회관 들어가는 문에서 어떤 사람이 내가 눈이 보이지 않은 것을 배려하지 않고 걸어 나왔고, 나는 들어가면서 그 사람과 그대로 부딪칠 수밖에 없었다. 부딪힌 후에 나는 문 쪽으로 밀려서 기둥에 머리를 다시 한 번 부딪치게 되었는데, 도우미가 그것에 대해 알아서 조심하면…(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