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이 글은 전체적으로 몽환적인 분위기가 유지되면서 한 여자를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다. 그러한 이 소설의 시작은 ‘그 여자’에 대한 설명으로 시작한다.
아무것도 지키지 않고 아무것도 갖지도 않고, 아무것도 거부하지 않고 생에 대한 의지도 상실해버린 채 모든 것으로부터 떠나 먼지 가득한 잠을 자온 여자. 이것이 그 여자이다.
1년 전 겨울, 메리고라운드 서커스단의 단장 최모와 그 여자가 만나게 된다. 모형 같은 도시의 거리 속에서 태엽 인형 같은 여자. 동정심과 사랑이 최모의 가슴에 차버리게 되어 최모는 그로 인해 자신이 꼽추라는 것에 대한 분노마저도 버리고 그 여자를 사랑하게 된다. 공중에 뜰 수 있는 여자. 의지로써가 아니라 그 어쩔 수 없는 가벼움 때문에 서커스단에 날려 오게 된 여자. 최모는 잠시 ‘공중에 뜨는 여자’라는 서커스를 생각하지만 곧 생각을 바꾸어 그 여자를 소유하기로 마음먹는다. 최모는 여자에게 이것저것을 선물한다. 물론 그것은 여자의 몸을 얻고자 하는 ‘성적 흥정’임을 여자는 안다. 그러나 여자는 최모를 향한 욕망을 가지지 않는다. 그녀는 `공중에 뜨는` 여자이며, `허공에 유폐된 자아`를 지닌 여자이며, `세상으로 부터 중절된 여자`이다. 이런 여자는 욕망을 가질 수 없다고 생각된다. `공중에 뜬다`는 말은 이중적인가? 일상성에서 벗어나고자 할 때와 일상 속으로 돌아오려고 할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