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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품세계
채만식의 `태평천하`는 1938년 `조광` 1월호부터 9월호까지 연재되었던 장편 소설이다. 잡지 발표시의 제목은 `천하태평춘`이었다. 그 후 1940년과 1948년에 각각 단행본이 나왔는데, 이때 `태평천하`로 제목이 바뀌었다. 잘 알려진대로, 채만식은 일제 치하와 해방 직후의 어둡고 혼란스러운 사회 환경과 타락하고 주체성 없는 인간들의 모습을 다각도로 비판함으로써 당대 현실의 치부를 예리하고 정확하게 조명한 작가이다.
태평천하는 풍자 소설이다. 여기에서 특히 풍자 소설을 강조하는 까닭은 이 작품이 부정적인 면을 통해서 긍정적인 면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풍자 소설은 항상 대상을 현실을 말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한다. 일반적으로 도덕적 공리와 행동 규범이 와해되어 사회가 이상을 등졌을 경우 그것에 대한 분노와 항거가 풍자를 낳는다. 풍자 작가가 삶의 이상과 사회적 정의를 철저하게 배반하면서 살아가는 타락한 인물들을 주로 등장시키는 것은 독자에게 심리적인 반동을 유발시켜 진실을 열망하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비리와 모순이 가득찬 오염된 세계를 보여 줌으로써 현상의 근원적 병폐가 무엇인가를 구체적으로 인식하도록 하고, 더 나아가 그것의 전반적인 시정을 촉구하려는 데 풍자의 목적이 있다. 그렇게 본다면 풍자는 상처부위를 도려냄으로써 재생을 바라는 외과 의사의 역할을 하는 셈이 된다.
일제 강점하의 실상을 가족사 소설의 성격을 빌어 심도있게 표현하였고, 성격 묘사를 통해서 사회 전체의 실상을 암시하려는 성격 소설의 특징을 반영하고 있으며, 일제 강점하의 현실을 ꡐ태평천하ꡑ라고 믿고 있는 주인공의 시국관에 대한 풍자를 한다. 즉 부정적인 인물들로 구성된 한 가족의 삶을 통해 구한 말 개화기 세대의 가치관을 분석하고 일제 강점하의 사회 현실 극복 방식을 풍자적으로 암시하고 있는 전지적 작가시점의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