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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6년 발표.
≪매춘부≫라는 작품으로 문단에 등장한 하야마 요시키가 토목 공사 현장에서 노동을 하면서 쓴 짧은 단편이기는 하지만 그의 대표작 중 하나다. 불과 열 장도 채 못 되는 작품이지만, 이 작가의 계급 의식과 노동자로서의 저항 감각이 훌륭하게 하나로 어우러진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단편을 보면 먼저 그 취향에 놀라게 된다. 시멘트 포대 속에서 굴러 나온 <조그만 나무상자>에 시선을 빼앗긴 독자는 이어서 그 상자 속에서 나온 <헝겊 조각으로 똘똘 만 종이>에 놀랄 것이며, 또다시 <시멘트 포대를 깁는 여공>의
편지 내용에 놀라게 된다. 흔히 있는 계급 투쟁 연설이나 선동적인 전단 그리고 선전으로는 이제 꼼짝도 하지 않는 권력 기관에 대해서, 작가는 시멘트 포대 속에 편지한 통을 집어 넣어 노동자들 사이에 뿌리깊은 연대를 호소하고 있다. 그것이 한 여공의 비통하지만 당당한 선동으로 표현되고 있다. 분쇄기 속에 빨려 들어가 뼈와 살과 혼이 모두 가루가 되어 버린 연인을 앞에 내세워 그녀는 <당신은 노동자입니까? 당신이 노동자라면, 나를 불쌍히 여기고 답장을 해주세요>라고 말하면서 특정인이 아닌 다수의 노동자에게 호소하고 있다. 그리고 도 당신이 만약 노동자라면, 연인의 피와 살이 섞인 시멘트를 극장의 복도나 대저택에 사용하지 말아 달라고 애원하면서도 <아니, 상관없습니다. 아무 데라도 개의치 말고 쓰세요> 하고 뒤집어서 그 부정과 긍정 속에 자신의 분명한 계급적 주장을 호소하고 있다. 이 자기 주장의 수사성에는 셰익스피어 이후의 극적인 독백의 묘가 드러나 있다고 하겠다. 그리고 그 메시지를 받은 <마쓰도 요조>가 단단히 받아들이고 있다는 점도, 이 작가를 단지 계획 실행에 힘쓰는 배후 인물만으로 그치게 하지는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