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이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가난하고 소외된 계층과 공장 노동자들이다. 그런 그들을 대변하는 서울특별시 낙원구 행복동의 무허가 주택에 살고 있던 사십대 후반의 난쟁이와 그 부인, 영수, 영호, 영희 세 남매로 구성된 일가에게 철거라는 위기가 닥친다
그 집은 난쟁이 일가에게는 수대에 걸친 핍박을 헤치고 겨우 마련한 삶의 보금자리였던 것이다. 초라하다 할지라도 행복을 누렸던 자신들의 집이 헐리는 것을 보고 난쟁이 일가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비록 그 집은 무허가였지만, 난쟁이 일가에게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무한한 가치를 지닌 것이었다. 그러나 그러한 가치를 지닌 집이 현대 사회에서는 단지 `무허가`라는 이유로 아무런 가치도 지니지 못하는 것이 되어버리고 만 것이다. 이처럼 진정한 가치 대신 인위적으로 매긴 가치가 먼저 고려되는 현대 사회는 영호, 영수가 일하는 공장에서도 드러난다. 그들은 공장에서 자신들의 생계비에도 못 미치는 부당한 대우와 열악한 노동 환경에 항의하다 실직하게 된다. 그 공장에서 노동자들은 단지 기계 또는 생산 도구로만 취급받는다. 인간들을 위해 물건들이 존재해야 함에도 거꾸로 물건을 위해 인간이 존재하는 사회가 되는 가치 역전 현상이 근대 산업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 작품에 담겨 있는 소외된 도시 근로자의 여러 문제는 우리 사회가 당면하고 있는 현실의 문제이다. 즉, 생존에 필요한 최저 수준에도 못 미치는 저임금, 열악한 작업 환경, 고용자로부터 강요되는 부당한 노동 행위, 노동 조합에의 탄압, 폭력으로 저항할 수밖에 없는 그들의 극한적 심리 상태, 그리고 가진 자들의 위선과 사치, 그들의 교묘한 억압 방법 등 산업 사회의 부정적 측면들이 제시되고 있다. 이 책을 읽음으로써 우리 주위에 있는 불쌍한 사람들에게 받는 느낌을 다만 불편함 등이 아닌 새로운 느낌을 느끼게 해주는 작품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