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지난 수 년 동안 우리사회에서는 보이지 않았던 ‘어떤 것’에 이름을 주게 되었다. 여자가 동의하지 않는 성적 언동을 남자가 하였을 때 그 행위에 대해 “성폭력”이라 이름지었으며 그 행위에 대해 제제를 가하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성폭력특별법)을 제정, 개정하는 구체적 성과를 올렸다. 성폭력 문제에 관한 비판의식은 빠른 속도로 확산되었는데 이것은 우선 대다수의 여성들이 성폭력의 잠재적 피해자로 느끼면서 이 문제에 공감했기 때문이다. 이것은 이전까지 성폭력에 대한 잘못된 통념, 즉 성폭력은 어떤 특정한 (행실에 문제가 있는) 여자들이 남자들의 성충동을 자극하여 일어나는 일이라는 통념을 바로 잡아주는 이론적 작업이 설득력있는 사례와 함께 제시되었기 때문이기도 하다.(장필화a : 360) 물론 성폭력이 성관계가 아니라 남성의 여성에 대한 폭력이라는 사실을 주지시킨 것도 성폭력에 대한 이슈를 여성문제로 정치화시키는데 공헌하였다. 성폭력 문제에 대한 각성은 여성억압의 요소로서 성을 문제화하였으며 동시에 우리 사회에 성담론을 확산하는데 큰 몫을 하였다.
그런데 성폭력의 위험성을 각성시키는 초기의 담론들(여성단체, 국가기관, 법, 언론, 학계...)은 모든 남성을 (잠재적인) 가해자, 모든 여성을 (잠재적인) 피해자로 이분화하여 설명하였다. 성폭력 예방교육에서의 내용 뿐 아니라 현실에서 일어나는 성폭력의 끔찍한 사실의 강조는 모든 여성이 피해자가 될 수 있으며 그 결과 여성(의 성)은 더욱 통제되었다. 성폭력을 가시화시켜서 그 피해와 위험성에 대한 각성은 있었으나 동시에 전 여성을 피해자로 만들어 그들의 섹슈알리티를 …
그런데 성폭력의 위험성을 각성시키는 초기의 담론들(여성단체, 국가기관, 법, 언론, 학계...)은 모든 남성을 (잠재적인) 가해자, 모든 여성을 (잠재적인) 피해자로 이분화하여 설명하였다. …
참고문헌
강내희(1996), “대중문화, 주체형성, 대중정치”, [문화론의 문제설정], 문화과학사
고갑희(1997), “1990년대 성담론에 나타난 성과 권력의 문제”, [세계의 문학], 83호, 1997년 봄호
김은실(1998), “대중문화와 성적 주체로서의 여성의 재현”, [한국여성학] 14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