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농촌을 떠나 도시 변두리에 살게 된 사람들은 골목 안에서 만난 이웃을 통해 일자리를 찾았을 것이고, 높은 은행 문턱을 넘는 대신 급한 돈을 마련했을 것이며, 고향마을 당산나무 아래 쉼터에서와 같은 마음의 위안을 느꼈을 것이다. 골목은 그 안에 사는 사람들이 자생적으로 만든 상호부조의 장이자, ꡐ공동체ꡑ의 생활적인 존재공간이었다.
ꡐ골목은 내 평생 테마라고 했는데 내 평생보다 골목이 먼저 끝났으니 이제 골목 안 풍경도 끝내지 않을 수 없다.ꡑ
작가는 30년 동안 사진을 찍은 것이 아니라, 삶을 배웠다고 말한다. 작가에게 있어서 골목 ‘안’ 은 단순한 길의 의미가 아닌, 사람들의 공동체적 삶이라는 상징의 개념이 뚜렷해 보인다.
* 골목 안 풍경을 보고
- 삶을 배워 가는 곳-
작가의 평생을 바치려 했던 그 곳. 그 곳은 작가의 울부짖음을 기만하듯, 도시화로 인해 허물어진다. 작가는 그곳에서 삶을 배우고, 사람을 배우고, 사람의 냄새를 느끼며 사진을 찍어왔다. 골목 안의 풍경을 흑백사진으로 잘 묘사하고 있으며, 갑갑함을 느끼는 현대인들이 편안함을 가질 수 있도록, 작가는 골목 안의 풍경을 잘 묘사하고 있다. 똑같은 소재에 대해서 시간의 흐름에 따라 찍은 사진을 보면서 인생의 묘미를 느낄 수 있다. 26년 전 어린 아이였을 때 찍었던 여자아이는, 골목을 떠난 몇 십 년 뒤에 다시 그 곳에서 26년 전 자신 만한 아이를 등에 업고 사진을 찍는 모습을 볼 때 인생에 대해서 깊이 생각하게 된다. 김기찬 작가의 사진집은 현대인의 향수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충분한 메리트가 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