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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 확인시켜준다. 하지만 이에 비해 옌츠는 모든 현실을 인정하며 수긍하는 현실주의자의 태도로 끝까지, 죽음 앞에서까지 일관한다. 어찌 보면 비정하리만큼 잔인한 눈빛으로 그 모든 것을 말하고 있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요프와 미아 부부가 어슴푸레해진 언덕 너머로 죽음의 춤을 추고 있는 일행을 보는 장면으로 마무리된다. 그러나 요프 역시 그 춤을 보며 더 이상 슬프다거나 잔인한 현실에 비관하지 않는다. 그에게 있어 함께한 일행으로부터 인생을 무의미에서 가치있는 인생으로 돌렸기 때문이다. 밝은 조명으로 서서히 사라져가는 그들 부부의 모습으로 영화는 끝난다.
대사 하나하나가 절제되어 있어 현실의 대사와 다소 떨어지지 않느냐라는 비판을 받을 수 있으나 스토리 전개가 너무나 직접적이고 직설적으로 나타내주기 때문에 그러한 스토리 라인을 따라가기 위한 대사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 보여 진다. 가장 눈여겨볼만한 영상처리는 각각의 인물들이 죽음을 눈앞에 다가왔을 때의 태도이다. 그들에게 인생이 무엇이었나를 느끼게 되는 순간, 바로 죽음이 다가왔을 때의 순간인 것이다. 즉 그들이 죽음을 앞에 두었을 때의 태도가 각각의 인물이 대표하는 삶을 재조명해주는 것이다.
하나하나의 치밀한 스토리 전개와 흑백의 대조 속에서 전개되는 체스 경기처럼 대조되는 블로크와 옌츠의 태도, 그리고 함축적이며 절제된 대사, 클라이맥스에서의 블로크의 역설적인 태도, 죽음을 맞아들이는 인물들의 눈 속에 담긴 의미, 마지막 죽음의 춤을 추는 일행을 바라보는 요프의 눈빛을 보며 우리는 감독 잉그마르 베르히만이 던진 질문 ‘무의미한 인생은 무가치한가?’ 에 대한 대답을 얻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