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우리 색 가운데 가장 기본되는 색을 나타내는 낱말은 ‘붉다’, ‘푸르다’, ‘누르다’, ‘희다’, ‘검다’인데 이 형용사들은 저마다 ‘붉’, ‘풀’, ‘눌’, ‘해’, ‘검’에서 나왔다. ‘붉’은 ‘불’의 옛말이고 ‘풀’은 예나 지금이나 산과 들에서 자라는 ‘풀’이고 ‘눌’은 땅의 옛말이다. 그리고 ‘해’는 태양을 가리키는 우리말이고 ‘검’은 하늘의 옛말이다. 이 다섯 가지 색을 나타내는 또 다른 낱말들, 다시 말해서 ‘빨갛다’, ‘파랗다’, ‘노랗다’, ‘하얗다’, ‘까맣다’는 ‘벌겋다’, ‘퍼렇다’, ‘누렇다’, ‘허옇다’, ‘거멓다’나 마찬가지로 ‘불 같다’(불과 같다), ‘풀 같다’(풀과 같다), ‘눌 같다’(눌〔누리〕 같다), ‘해 같다’(해와 같다), ‘검 같다’(검과 같다)는 말에서 나왔다. 말하자면 먼 옛날에 중앙아시아의 초원을 가로질러 살아온 우리 조상들의 눈에 드는 것 가운데 가장 소중한 것은 불과 풀과 땅과 해와 하늘이었고, 삼라만상 가운데 가장 기본이 되는 이 다섯 요소로부터 다섯 가지 기본색이 갈라져 나온 것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