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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열정 : 구타라기 겐, 언제나 논쟁의 중심에 서다
시스템 G와의 만남
1984년 9월, 일본 아쓰기에 있는 소니 공장의 한 구석 방에서 컴퓨터 모니터를 보고 있던 구타라기 겐은 자신의 눈앞에서 벌어지는 광경에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컴퓨터로 만든 얼굴 이미지가 간단한 조작에도 모양이 달라지는 것이었다. 얼굴을 키우거나 작게 하는 것은 물론이고 주위의 사물과 합치거나 분리하는 것도 마음먹은 대로 할 수 있었다.
이런 놀라운 일이 가능한 것은 새로 개발된 시스템G라는 컴퓨터 그래픽 시스템 때문이었다. 시스템G는 실시간 3차원 텍스처 매핑(texture mapping)이 가능한 프로그램이었는데, 간단한 조작만으로 이미지가 움직이는 것을 보고 구타라기는 놀라고 말았다. 현재 소니의 자회사인 소니 컴퓨터 엔터테인먼트의 CEO인 그는 “시스템G는 최첨단 그래픽 시스템보다도 크게 앞서 나간 것이었으며, 나는 그것에 큰 충격을 받았다.”고 당시를 회고한다.
시스템G는 소니 정보처리연구소가 3D 데이터 처리를 위해 방송용으로 개발한 기하학적 엔진이다. 소니 정보처리연구소는 데이터 압축에서 네트워킹, 커뮤니케이션 프로토콜까지 광범위한 디지털 기술을 다루고 있었는데 구타라기는 바로 이곳의 연구원이었다. 구타라기는 시스템G에 의해 자유롭게 움직이는 이미지를 보다가 순간적으로 어떤 영감이 머리를 스치는 것을 느꼈다. ‘이 시스템G을 이용하여 파워풀한 게임기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소니의 역대 최대 히트 상품인 플레이스테이션이라는 게임기의 개념이 최초로 잉태되는 순간이었다. 시스템G를 게임기에 결합한다면 매력적이면서도 흥미진진한 게임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당시 유행하던 닌텐도의 게임기인 패미컴은 2차원의 단순한 이미지밖에 보여주지 못하고 있었지만, 그 오락성 때문에 큰 인기를 얻고 있었다. 시스템G로 패미컴을 업그레이드한다면 대단한 물건이 될 것이 틀림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