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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과 화장실 관련 이야기를 사람들 앞에서 하자면, 왠지 나도 모르게 쑥스러운 기분이 들 때가 많다. 분명 모든 이들이 매일 같이 드나들고, 분명 그곳에서 같은 일을 하지만, 왠지 모르게 더러운 곳이라는 고정관념이 붙어 다니는 곳, 그곳이 바로 화장실, 변소였다.
그런데 그런 화장실을 연극이라는 예술로 만들어 앞에서 공연한다는 게 여간 재미있는 게 아니었다. 재치와 각종 풍자로 어우러진 연극 ‘비언소’를 작가는 정신환경연극이라 하였다.
세상 사람들의 정신을 오염시키는 공해들이 무엇인지 밝혀보자는 취지에서 만들어졌다는 이 비언소는 정말로 우리 사회의 곪은 부분을 알게 모르게 적나라하게 공개하고 있었다.
극 초반에 네 사람들이 나와서 간첩에 걸린 현상금을 보고, 흥분하는 장면은 냉전 이데올로기의 잔재라 할까, 찌꺼기들을 잘 보여주고 있었고, 오줌을 누는 남자들은 열심히 일해도 살기 힘든 현재의 우리 사회의 불확실함과 빈민층의 끝 모를 절망감 그런 것을 보여주었다.
해학과 풍자로 어우러진 비언소는 예술로 다루기가 껄끄럽기 그지없는 우리 사회를 잘 다루었다. 하지만, 문제는 너무 풍자적인 면만 중시하다 보니 정작 중시해야 하는 극의 진짜 내재된 의미는 약간 소외된 것이 아닌가 한다.
예를 들면, 할아버지가 수세식 변기에서 똥이 없다고, 호통치며, 똥 푸는 국자로 사람을 쫓는 장면이나 오줌누는 남자에서 남자 배우들이 오줌누는 장면을 나타내기 위해 성기를 오이나 당근 등의 소품들로 표현했는데, 솔직히 말해서 관객들은 그런 것에 웃고, 열광한 나머지 나중에 그 플롯에서 의미하는 진짜 의미는 잘 파악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 하나의 완전한 플롯이 아닌 각각 개개의 다른 의미를 내포한 그러니 여러 개의 연결되지 않는 서로 자기만의 개성을 지니고, 의미를 가진 플롯이 존재하다보니…
화장실에서 무슨 일을 하는지 말하지 않지 않는가? 하지만, 분명 할 말 많고, 하고 싶은 이야기가 변소 관련 이야기이기도 한 거 같다. 언젠가 이런 말을 한 만화가에게서 들었다. ‘너희는 똥 안 싸고, 똥 안 닦느냐?’ 그 사람도 참 변소 이야기, 인간의 그런 생리적 현상이지만, 사람들이 감추려는 그런 부분에 대해 이야기 하길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그런 이야기가 알게 모르게 비언소란 연극과 참 뭔가 밀접한 관련성이 있는 말이란 생각이 든다. 어쨌든 비언소란 연극을 보자 맘 속 깊이 후련해지는 느낌 뭐 그런 것을 받았던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