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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먼&디지털]시몬 드 보부아르의 `21세기의 여성`
《휴먼에서 디지털로, 휴먼에서 사이보그로, 육체에서 시뮬라크르로 이동한다는 21세기, 모든 것이 디지털화되고 모든 것이 사이버 공간에서 이뤄지는 것처럼 이야기되는 우리 현실에서 보부아르의 ꡐ제2의 성ꡑ은 고리타분한 이야기가 되어버린 것일까?
이 땅의 많은 여성들이 수십년 싸운 결과 여성운동은 활성화되고, 세상은 변해간다. 작년에는 남녀고용차별금지법, 성폭력방지법 등 법과 제도적인 측면에서 성과를 거두었다. 또 정치면에서는 여성부 신설과 할당제 30%를 약속받았고, 군가산점제와 호주제 폐지 등의 문제를 갖고 남성중심 제도의 폭력성에 제동을 걸고 있다.
그러나 이런 법과 제도적 장치는 역설적으로 여성이 차별받는 사회라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법과 제도로 그것을 확실하게 하지 않으면 안되는 현실이라는 말도 되기 때문이다. 이처럼 이 땅의 여성은 여전히 보부아르가 말한 ꡐ제2의 성ꡑ으로 존재하는 실정이기 때문에 그녀의 기념비적인 저서 ꡐ제2의 성ꡑ을 중심으로 보부아르의 사상을 되새겨보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다.》
약 50년전(1949년)에 쓰인 ꡐ제2의 성ꡑ이 지금 우리에게 유용한 이유를 몇가지만 들어보자. 첫째, 주체의 문제를 생각케 한다. 보부아르는 실존주의 철학을 여성문제에 적용하면서 주체와 타자의 문제를 부각시켰다. 주체와 타자라는 개념을 여성의 사회적 위치를 증명하는데 동원했다는 점이 보부아르의 독특함이다. 그녀는 여성을 ꡐ제2의 성ꡑ이라 불렀고 ꡐ제2의 성ꡑ을 ꡐ타자(他者)ꡑ와 같은 의미로 쓴다. 세상과 인식의 주체는 남성이고 여성은 주체인 남성의 대상으로만 위치지워지고 있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