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Ⅰ. 담론 이전의 두 개의 생각
1. 첫 번째 생각
18세기말부터 19세기 초, 서양에서 전개되었던 사조인 로맨티시즘을 우리는 ‘낭만주의’라고 부르는데 조금도 주저하지 않는다. 그러나 시간을 조금만 거슬러 올라가면 그것은 일본학자들이 우리들에게 준 어처구니없는 학문적 유산이라는 사실과 부닥치게 된다. ‘로망’과 가장 가까운 일본식 발음을 한자로 표기한 것이 ‘浪漫’이고, 우리는 해방 후에 그 낱말을 우리 식으로 읽어 ‘낭만’이 된 것이다. 이와 똑같은 경우는 아니지만, 문양도 우리의 표현이 아니고 일본사람들의 표현이다. 그들은 문양을 紋樣이라고 쓰고 이를 ‘모요’라고 읽는다. 해방 후에 우리는 모요라고 발음하지는 않지만, 그들의 한자어 표기를 우리 식으로 ‘문양’으로 읽는데 익숙해져 있다. 우리의 고유한 표현이 없었던 ‘디자인’과 같은 경우라면 또 다른 주장을 할 수 있겠지만, ‘무늬’라는 고유하고 적확(的確)한 명칭이 있으므로 이제부터라도 ‘문양’을 ‘무늬’라고 불러야한다고 생각한다.
2. 두 번째 생각
무늬를 선인들은 ‘紋’ 또는 ‘文’으로 표기하였고, 일반 대중들은 이를 ‘무늬’라고 불렀다. 그러므로 장식적인 의미 못지 않게 읽히는 수단으로 무늬를 해석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말하자면, 무늬를 단순한 장식으로만 보지 않고 언어적 층위(層位)에서 이들을 해석하고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누구나 알 수 있을 법한 이러한 사실을 다시 확인하는 것은, ‘모요’라는 단어에서 오는 단순한 장식적인 의미의 강조만으로는 결코 우리 무늬에 접근할 수 없음을 말하려는 것이다.
우리가 무늬에 접근하는 방법으로 두 가지를 들 수 있다. 하나는 단순한 형태나 형의 장식적인 아름다움을 활용하려는 자세일 것이고, 또 하나는 무늬에 내재하는 정신이나 의식을 통하여 전통을 계승 하려는 접근방식일 것이다. …
우리가 무늬에 접근하는 방법으로 두 가지를 들 수 있다. 하나는 단순한 형태나 형의 …
Ⅱ. 우리 무늬의 현대적 해석과 적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