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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한국형 뉴딜정책’의 방향
‘한국형 뉴딜정책’에서 기업형 신도시는 자칫하면 재벌기업의 부동산 투기만을 합법적으로 허용해 주고, 아무런 실익이 없이 끝나 버릴 위험성이 크다. 보다 중요한 문제는 국민연금을 경기부양 정책에 동원하겠다는 것인데, 국민연금을 증시에 투입하는 것으로도 모자라서 건설현장에 투입하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만일 투자에서 손실이 발생하면 정부가 보전해 주는 방식으로 안정적인 투자수익률을 보장하겠다고 밝히고 있지만, 이것은 ‘주머니 돈으로 쌈지 돈을 채워 넣겠다는 것’과 같은 말이다.
한국형 뉴딜 정책을 운위함에 있어 개별적 정책이 타당한가의 차원을 떠나 더 중요한 문제는 이것이 과연 미국의 뉴딜 정책의 교훈을 제대로 가슴에 새기고 추진하는 것인가 하는 점이다.
미국의 뉴딜 정책은 단기적 차원에서 정부가 총수요의 진작을 주도했다는 잘 알려진 측면 이 외에 장기적 시각에서 소위 ‘뉴딜 입법’이라는 각종 입법을 통해 경제제도를 정비했다는 또 다른 측면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농업, 금융, 증권, 노동, 사회보장 등 여러 분야에서 그 이후 미국 경제제도의 근간을 형성하는 중요한 입법이 이 시기에 이루어졌다.
한국형 뉴딜정책의 바람직한 방향은 바로 여기서 찾아야 한다. 물론 경제가 경기순환주기 상으로 불황에 있을 때 정부가 일정한 범위 안에서 경기부양정책을 펼치는 것은 타당하지만, 그러나 있는 돈 없는 돈을 다 끌어다가 수익성도 제대로 검토하지 않고 여기저기에 인심 쓰듯 집어넣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다. 그보다는 국민의 경제활동을 제대로 규율하고 유도하는 각종 제도를 정비하는 것이 더 중요하고 그것이 뉴딜의 참 뜻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