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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독재 지원하는 미국놈들 물러가라.” 6월항쟁 당시 시위에서 자주 외쳤던 구호이다. 미국이 군사독재정권을 지원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 주장은 정확하게 사실이다. 미국은 이승만 정권을 지원했고, 박정희 정권을 지원했고, 전두환 정권을 지원했다. 역대 민간독재정권과 군사독재정권을 가리지 않고 모두 지원한 것이다. 우리 나라에서만 그런 것이 아니다. 이란의 팔레비 정권을 지원하고, 쿠바의 바티스타 정권을 지원하고, 니카라과의 소모사 정권을 지원하고, 칠레의 피노체트 정권을 지원했다. 필리핀의 마르코스 정권을 지원했으며, 베트남의 고딘 디엠과 구엔반 티우 등 군사독재정권에 대해서도 엄청난 지원을 했다. 그 밖에 좌파정권이나 좌파세력에 저항하는 반대세력에 대해서도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재미있는 사실은 미국이 지원한 대부분의 독재정권이 혁명이나 전쟁이나 국민들의 저항으로 몰락했다는 점이다. 59년 카스트로와 체 게바라가 주도한 쿠바혁명, 75년 베트남의 민족통일, 79년 호메이니가 주도한 이란혁명, 79년 산디니스타 민족해방전선이 주도한 니카라과혁명, 86년 필리핀의 2월혁명 등의 사례가 그것이다. 우리의 경우에는 이승만 독재정권의 몰락, 박정희 유신체제의 몰락, 6월항쟁 등으로 나타났다. 이것만으로도 2차대전 이후 미국의 대외정책, 특히 제3세계 정책이 철학적으로 불구일 뿐만 아니라 국제정치적으로도 실패작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게다가 미국은 종종 자기들이 지원했던 세력과 싸우기도 했다. 이란혁명 후 이란을 견제하기 위해 지원했던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과 싸우는가 하면 친소 아프가니스탄 정권에 저항하는 무헤자딘을 지원하다가 그들이 정권을 잡은 후에는 다시 그들과 싸웠다. 앞의 것이 쿠웨이트를 침공한 이라크를 응징한다며 부시 대통령이 시작한 ‘사막의 폭풍’ 작전이고 뒤의 것은 9·11테러의 주범으로 알려진 빈 라덴을 체포하기 위해 아들 부시 대통령이 아프가니스탄에서 벌인 ‘무한정의의 전쟁’을 말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