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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의 식민지화야말로 기술이 꿈꾸는 최후의 땅은 아닌가 싶다. 투명인간이 되든 슈퍼맨이 되든 마음이 원하는 대로 육신을 부릴 수 있다는 것은 매력적이다. 얼마든 키를 늘이고, 체중을 줄이고, 원하는 얼굴을 갖고, 시공을 초월할 수 있는 능력을 갖는다는 것은 즐거운 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기껏 날아봤자, 부처님 손바닥이다. 몸은 부자유의 상징이다. 마음이 아무리 비상을 꿈꾸어도 몸은 중력의 법칙에 순종할 수밖에 없다. 번지점프를 하며 몸의 자유를 증거하려면 중상을 각오하는 수밖에 다른 도리가 없다. 결국 마음 안에서만 인간은 자유로울 뿐이다.
ꡐ몸은 상식이 거주하는 장소ꡑ라고 말한 사람은 니체였다. 난다 긴다, 내로라 하는 사람들도 많이 마시면 취하는 것이 상식이다. 과식을 하면 속이 더부룩한 것도 상식이다. 아리따운 아가씨를 보면 건장한 청년의 마음과 몸이 딸랑거리는 것도 상식이다. 몸은 단순하다. 삼정승 육판서의 몸이라고 해서 백정의 몸과 다를 게 없다. 몸의 요구 앞에 만인은 평등한 것이다.
작금의 웰빙 열풍을 보고 있노라면 몸마저도 철저히 계층화되어 있는 건 아닌가 싶어 씁쓸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 누구는 유기농 식품을 먹고, 건강에 좋은 와인을 마시고, 호흡기에 좋다는 청정기를 들여놓고, 몸을 만들기 위해서 헬스를 하고, 요가를 배운다는데, 어떤 사람은 도무지 여유가 없다. ꡐ잘 먹고 잘 살자는 것ꡑ이 먼 나라의 이야기처럼 들리기도 한다. 젖꼭지와 젖병 몸체를 의학용 고급 실리콘으로 제작, 환경 호르몬으로부터 안전하며, 엄마 가슴과 같이 부드러워 아이들의 감성 발달에 도움을 준다는 초고가의 젖꼭지를 물 수 있는 아이들이 이 땅에 얼마나 있을까. ꡐ풍년 거지가 더 서럽다ꡑ라던가. 그저 하루하루 생활하기도 벅찬데, 명품이다 뭐다 호들갑을 떠는 사람들을 보면 마음 한 구석이 시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