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가 바라본 학교폭력의 실태와 사례

고스트(유령)는 언제나 몽상과 의식의 언저리에서 맴돌며, 어른들에게는 공포심을 아이들에게는 신비감을 안겨다 주지만 누구도 현실로 맞아들이기를 주저한다. 어쨌든 무섭기 때문이다.
최근에 중3 연옥이는 동급생인 영주를 수시로 불러 폭행하고 금품을 갈취했다. 말하자면 일대 일로 왕따를 시킨 것이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피해자인 영주가 가해자인 연옥이를 신처럼 떠받들었다는 사실이다. 연옥이가 그 무섭다는 고스트를 등에 업고 수개월 동안 마음 여린 영주를 세뇌시킨 것이 원인이었다. 연옥이는 스스로 “삼신 할머니‘를 자처하고 자기를 ‘엄마’라고 부르도록 강요했는데 그 과정이 기가 차다. 요즘 유행하고 있는 각종 귀신 류에 관한 소설과 텔레비전 드라마의 내용을 흡수하여 나름대로 날마다 조금씩 영주를 홀린 것이다. 영주가 저능아이거나 덜 떨어진 아이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영주는 날마다 돈과 음식을 갖다 바쳤지만 ‘삼신 할머니’의 구박은 그칠 줄을 몰랐다. 때리고 협박하고 어르는 행위가 반복되었다. 영주의 부모님은 가끔씩 우울해 하고 상처가 생기는 딸아이를 걱정했지만 막상 당사자인 영주의 입이 자물통이니 …(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