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처음에 나는 널 `과연 이렇게 자기 속에 갇혀 있는 이 아이가 정말 정상적인 모습으로 자라날 수 있을까`라는 의문에 쌓였단다. 이 의문은 곧 깨어지긴 했지만 말야. 너의 어머니가 너를 대하는 태도를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까지 들기도 했어. 그러면서 너가 이렇게 비정상적으로 자라게 된 데에는 너의 부모님의 영향이 컸으리라고 나 혼자 생각했단다. 하여간 너의 어머니의 태도를 보면서 나는 어머니에게는 너의 대한 사랑이 없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고 아버지한테도 마찬가지였어. 하지만 나의 생각은 잘못 되었다는 것을 알았어. 딥스의 부모님은 딥스를 사랑하고 계시다는 것을 알았거든. 나도 예전에는 부모님을 너처럼 정말 싫어했던 적이 있었는데 그래서인지 항상 부모님 앞에서는 행동과 말들이 나도 모르게 엇나가는 경우가 태반이었어. 그렇기에 너의 행동들이 이해가 됐고 내 옛 기억을 다시금 떠올릴 수 있었단다. 그 당시에도 난 이렇게 생각했어. ‘우리 부모님은 날 사랑하시지 않아. 나는 어디서 주어온 아이일꺼야.’라고 말야.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부모님과의 함께 있으면서 우리 부모님이 나를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어. 나 자신을 찾아가는 기분이었거든. 물론 자기 자신을 찾아가는 일은 무척이나 어려운 일이야. 나 역시도 그랬고 어쩌면 딥스도 너 자신의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이 다른 사람들보다 조금 복잡하고 힘들었을 뿐이었다는 생각이 들었어. 물론 그 과정이 ‘치료’ 라는 개념 속에서 이루어졌지만 말이야. 딥스를 포함한 어린이든, 나 같은 대학생이든, 심지어 머리카락이 이미 하얗게 새어버린 할아버지든 성별과 나이를 막론하고서, 자기 자신을 알아가고 찾아간다는 것은 참으로 힘든 일이 아닐 수 없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