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그런데, “한국의 현 왕은 존재하지 않는다.”라는 명제를 살펴보자. 이 명제를 우리는 상식선에서 참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한국에는 대통령은 있어도 왕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앞 문단의 논리에 의하면 ‘한국의 현 왕’이 없기 때문에 그 존재가 있는 것이지 없는 것인지 판정할 수 없다고 말할 수 있다. 딜레마다.
다른 생각을 해 보자. ‘이 종이 위에 글씨는 전혀 적혀 있지 않다.’라는 명제가 있다면, 이 명제는 당연히 거짓이다. 이 종이 위에 글씨가 전혀 적혀 있지 않다면, 이 명제가 있는지 없는지 조차 몰랐을 것이다. 그러나 이 글을 쓰는 사람도 읽는 사람도 이 종이 위에 글씨가 적혀 있다는 것을 모를 수는 없다. 읽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어떤 존재의 유무는 눈에 보이느냐 안 보이느냐에 따라 판정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한국의 현 왕은 존재하지 않는다.’라는 명제는 참이다. 우리가 지금 왕을 우리 눈으로 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 손에는 박테리아가 살고 있다.’라는 명제를 살펴보자. 이 세상의 생물학자들이 우리 손에 박테리아가 있다고 말한다. 그것을 증명하기 위하여 씻지 않은 손을 배양기에 넣었다가 빼고, 그 배양기를 알맞은 온도에 방치하면, 곰팡이나 박테리아가 증식하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 그러한 이유는 박테리아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저명인사가 하는 말이나 과학적 사실로 인정되면 참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는 말이 된다. 그러나 저명인사의 말이 다 맞는 것도 아니고, 과학적인 사실이 항상 참이라고 생각할 수 없다. 인류의 생활을 바꿔놓은 과학자 아인슈타인은 ‘하나님은 주사위 놀음을 하지 않는다.’라고 얘기했지만, 그의 명제가 거짓이라고 양자역학자들이 증명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