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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고도는 누구인가. 그들은 왜 무엇 때문에 기다리는가. 이것은 비극인가 희극인가. 외마디 말로 주고받는 난삽한 대화, 나무 한 그루밖에 없는 무대-대체 이것은 연극이기라도 한 것인가. 파리의 바빌론 소극장에서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 초연을 보고 나온 사람들은 엉터리 속임수에 놀아났다고 분해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러나 사람들은 끊이지 않았고 신문들의 평은 대단했다. 이 무렵 한국 판문점에서는 양측 대표가 악수조차 나누지 않은 채 휴전 협정에 조인했다. 여기서도 누군지도 모르는 그 고도를 기다리며 목매다는 사람들이 있었다.
나무 한 그루 서 있는 시골길에 두 사내가 등장한다. 블라디미르와 에스트라공. 그들은 `고도`(godot)란 미지의 인물을 기다리는 중이다. 고도는 곧 온다고 하면서도 끝내 나타나지 않는다. 하지만 그들은 고도를 끊임없이 기다리면서 별다른 의미가 없는 이야기를 주고 받는다.
에스트라공이 `이제 우리 가자`고 하면 블라디미르는 `안돼`라고 한 다. `왜?` `고도를 기다려야 해.` `하긴 그래.(잠시 뒤) 너는 그가 여기 있다는 것을 확신하니?` `뭐라고?` `그를 기다려야만 하느냐고.``그가 저 나무 앞에서 말했어.(그들은 나무를 쳐다본다) 저거 말고 뭐가 보이니?` `저게 뭐야` `버드나무라고 하는 거야` `나뭇잎들은 어디 갔지?` `다 떨어졌어.`이 두 사내에 이어 럭키와 포조란 두 인물이 더 등장한다. 그들은 제 인생의 행복과 불행을 떠들면서 스스로 목을 매달아 세상을 뜨려고 하지만, 끝내 결행하지 않는다. 그들도 기다릴 뿐이다.
아일랜드 출신의 극작가 사무엘 베케트가 1952년 발표한 희곡 `고도를 기다리며`는 기묘한 네 사내의 하염없는 기다림을 그린 부조리극이다. 베케트는 1930년대부터 파리에 체류하면서 프랑스어로 작품 활동을 전개했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