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오늘날 사람들은 엄청난 양으로 생산 공급되는 이미지 홍수 속에서 살고 있는 것이다. 인쇄된 그림이나 사진들이 들어있는 신문, 서적, 잡지, 만화, 영화, 텔레비전, 비디오 등등의 다양한 시각매체를 통하여 매일, 매시간 마다 갖가지 종류의 이미지들의 폭격을 받고 있으며, 또한 가전제품, 실내 장식용품, 의류, 진열창의 장식, 빌보드 간판, 포스터, 교통수단, 도시환경 등의 일용품과 생활공간의 직접적인 접촉을 통해서도 많은 양의 이미지를 체험한다. 시각을 통해 받아들이는 자극의 총량은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방대해졌고, 그 종류와 복잡성은 헤아리기가 힘들 정도이다. 이와 같은 새로운 이미지의 환경은 사람들의 감각과 정신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나아가 체계적으로 지배하기까지에 이른다. 이는 결코 과장된 이야기가 아니다.
이미지는 인간에게 근원적인 마력으로 작용한다. 이미지의 마력은 바로 그것이 현실을 대신할 수 있고, 그럼으로써 현실에 대한 상징적 통어를 가능하게 한다는 인류의 오래된 믿음에서부터 비롯된다. 그러한 마력, 즉 비합리적인 물신 숭배적이고 원시적인 힘은 과거처럼 특수한 기회에 특별한 방식으로 체험되고 간직되는 것이라기보다는 도처에 편재하고 범람하여 누구나 일상다반사로 마주치는 것이 되었다. 일상생활에서의 이미지 접촉의 빈도와 자극의 강도가 점점 높아질수록 이미지가 가지는 마력도 이에 비례해서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