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인간의 존엄성. ‘품위 있는 죽음을 원한다.’
수술과 적극적인 항암치료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암이 점차 진행해 불가역적인 죽음의 순간이 다가왔을 때, 의미 없는 심폐소생술을 받을 것 인가는 매년 6만명의 말기 암 환자와 약 20만명의 가족들이 부닥치는 현실이다.
인간이면 누구나 바라는 품위 있는 죽음은 과연 어떤 것인가?
피할 수 없는 죽음의 현실을 직면하지 않고 신체에 대한 기계적인 압박을 받으면서 기계장치와 선에 매달린 채 죽음을 맞이하는 것일까? 인생을 정리하면서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다가오는 죽음을 인간의 운명으로 용기 있게 받아들이는 것일까?
형식적인 삶의 길이보다는 삶의 질이 중요하다. 사고, 이성, 자의식, 의사소통 등도 인간으로서 존재하기 위한 필요조건인 것이다.
사실 죽음을 단순히 치료의 실패라 인식 했던 과거의 의료인들은 설사 치료가 불가능한 상황에 있는 말기 환자라 하더라도 생명을 연장하는 것을 선으로 인식해 왔다.
반면 예술, 문화, 과학과 우리들의 경험은 우리들에게 품위 있는 인간적 죽음은 남아있는 이들을 생각에 잠기게 하는, 삶의 마지막 사건임을 가르치고 있다.
의사는 생명보호의의무도 있지만 환자의 이익을 우선시 할 의무 즉, 고통을 덜어줄 의무도 있다.
최근 임종 환자의 고통을 초래하며 죽음의 과정만을 연장하는 무의미한 연명치료는 중단돼야 한다는 의료인들의 자성적 목소리가 있어왔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은 오히려 ‘소극적 안락사’ 혹은 ‘생명경시’ 라는 오해를 불러 일으켜 사회적 논란이 됐다. 생명에 대한 경외심을 가지고 환자의 질병을 치유하거나 생명을 연장함으로써 선을 행하도록 교육받아 온 의료인들이 왜 임종환자의 연명치료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가? 임종환자를 끝까지 중환자실에 입원 시키고 심폐소생술을 하면 많은 의료 수입을 올릴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왜 앞장서서 중단하려고 하는 것 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