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落胎. ‘낙태’라는 언어는 그 존재 자체부터 많은 것을 의미한다. 낙태란 태아가 모체 밖에서 독립적으로 살 수 있는 상태에 이르기 전에 인위적으로 임신을 중절시키는 것을 말한다고 상식적으로 정의할 수 있는데, 이러한 정의는 낙태가 살인과는 무엇인가 조금이라도 구별되는 다른 행위라는 인상을 준다. 그러나 낙태는 누구도 쉽게 정의내릴 수 없는 민감한 주제이다. 서구이든 한국이든, 낙태를 반대하는 보수·종교계의 입장과 여성의 낙태선택권을 주장하는 입장 간의 대립은 수십 년간 격렬한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태아의 생명권과 여성의 선택권의 대립 구도 속에서 낙태 논쟁은 명쾌하게 해결되지 않고 있으며, 세계 각국의 법제도와 판결은 대립하는 입장 사이를 오가며 모호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우리는 이 글에서 낙태가 소위 ‘문란한 성문화’와는 관계가 없으며, 낙태원인의 대부분인 원하지 않은 임신을 막기 위한 피임 문제보다 낙태논쟁에 초점이 맞추어지는 것은 성불평등구조의 반영임을 먼저 전제하고자 한다. 이러한 전제 하에, 여성의 임신, 출산, 낙태 등이 사회적으로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불충분한 낙태관련 제도 속에서 여성이 어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