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이오니아 학파의 자연주의와는 달리 피타고라스주의는 오르페우스교와 같은 신비적·종교적·정서적 운동과 깊은 관련이 있다. 그러나 동시에 진지한 철학적 관심을 강하게 드러내는 측면도 있다. 이전 시대의 자연주의 철학자들과 마찬가지로 피타고라스 학파도 형이상학(존재의 본성)에 대한 관심을 지속적으로 가지고 있었지만 그들과는 달리 존재의 본성을 어떤 실체가 아니라 수학적 형상(形象)에서 찾았다. 피타고라스 학파도 본래 이오니아 학파에서 비롯된 주장, 즉 세계가 대립자들(젖은 것과 마른 것, 더운 것과 찬 것 등)로 구성되어 있으며 무제한적인 어떤 것에서 나왔다는 주장을 수용했으나, 무제한적인 것에 제한을 부여하는 관념과 우주의 음악적 조화라는 관념을 덧붙였다. 이오니아 학파처럼 그들도 천문학적·기하학적 사변에 몰두했다. 수에 관한 합리주의적 이론을 수수께끼 같은 수비학(數秘學)과 결합하고 사변적 우주론을 영혼에 관한 신비스런 이론과 결합함으로써 피타고라스주의는 합리주의와 비합리주의를 뒤섞어놓았는데, 이러한 특징은 고대 그리스의 다른 어떤 사상운동에서도 찾기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