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검은 하늘에 촘촘히 박혀있는 작은 행성들을 뒤로한 채 갈 길을 재촉하는 우주항공선의 모습이 화면을 가득 채운다. 시간이 과거에서 현재를 건너뛰고 미래로 온 듯 하다. 이 영화의 부제가 타임캡슐은 아니지만 정말 극과 극을 오가는 느낌을 제공하는 건 분명하다. 갑작스런 영화의 시점변화에 고전하고 있을 즈음 우주정거장에서 플로이드 박사와 몇 몇 사람들의 이야기 소리가 들려온다. 그들의 이야기는 대강 이러하다. 클라비우스란 지역에서 근래에 수상한 기운이 감돌고 있다. 이유인 즉, 열흘 동안 클라비우스에 걸었던 전화가 일시적 고장이란 이유를 들어 연결이 거부당했으며, 그곳에 착륙하고자 했던 로켓버스도 착륙 요구를 거절당했다는 것이었다. 이러한 이유들을 바탕으로 각 행성의 지도층으로 보이는 사람 중 한 명이 말하길 클라비우스에서 근원조차 알 수 없는 전염병이 발생했다는 소문이 있던데 그 소문의 사실이라면 꼭 알려달라고 플로이드 박사에게 신신당부를 하는 것이었다. 이 장면은 남겨진 영화의 내용 전개를 위한 복선이든 아니든 그 역할을 떠나서 우리에게 인간의 생활범위가 얼마나 확대되었는지를 확연히 보여준다. 물론 2004년에 살고 있는 우리도 머지 않은 미래에 지구가 아닌 타 행성으로 인류의 보금자리가 옮겨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허나 그 꿈이 현실이 되는 날이 우리 세대에서 이루어질지 아니면 후대에서 가능할 일일지는 확언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