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이 시는 익어가는 능금에 대한 경이감을 차분한 어조로 읊은 작품이다. 능금이라는 존재를 밝히기 위하여 화자는 끊임없는 물음을 보내며 그의 비밀을 알아낸다. 능금은 겉모습이 아닌 속모습 곧 실체를 드러내며 다가오기 시작한다.
제1연의 능금의 실체는 그리움이다. 그리움은 다시 능금의 빛깔과 향기가 되어 우리의 손에 닿게 되고 우리에게 축제처럼 찬란하고 흐뭇한 충족감을 안겨 준다.
제2연의 능금은 시간의 흐름 속에서 알알이 익어 가고 그리고 가장 높고도 숭고한 곳에서 가을은 가장 큰 은총과 사랑으로 능금의 충실을 도와 준다.
제3연은 능금의 내면, 아름다운 미소가 있는 그 깊숙한 곳에는 예로부터 존재하는 한없이 넓고 시원한 감정의 바다, 넘치는 생의 감각이 물결치고 있다.
능금 하나를 두고 이런 감격을 우리에게 안겨 주는 시인의 존재가 새삼 소중하게 느껴진다. 존재의 비밀을 밝히는 주지시이면서도 ‘그리움’, ‘축제’, ‘애무의 눈짓’, ‘세월’, ‘감정의 바다’ 같이 함축적 의미가 풍부한 시어를 구사함으로써 얼음 같은 지성을 녹여 포근하고 풍요로운 서정의 세계를 열어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