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난장이와 그의 가족들 그리고 여러 힘없는 자들은 아무런 보호도 받지 못한다. 그들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발가벗겨져 세상의 모든 시련을 감내해야 했다. 최소한의 기본적 생계마저 유지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인간이 바라보는 세상은 흑백논리로 가득 찬 세상일뿐이다. 그래서 영수는 어렸을 적부터 싸움을 결심한다. 그에게 싸움이란 언제나 옳은 것과 옳지 않은 것이 부딪쳐 일어나는 것이다. 실제로 세상에는 흑백논리로 설명될 수 없는 문제들이 많다. 여러 가치들이 개입 된 문제는 무엇이 옳고 그르다고 규정되어질 문제가 아니다. 그러나 영수는 그것을 알지 못한다. 그에게 삶은 늘 썩은 동아줄을 붙들고 목숨을 연명하는 것과 같이 위태로웠기 때문이다. 그에게 여러 가치의 문제들은 사치였다. 삶의 기본적 요건이 충족되지 않은 상황에서 여유로운 논쟁 따위는 그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인간이 자신에게 꼭 필요한 몫만을 챙기고 잉여분을 나눌 수 있다면 세상은 그렇게 불공평하지 않을 것이다. ‘사랑’을 가지고 다른 사람의 처지를 측은 해 하는 마음을 가지면 삶은 그렇게 삭막하지 않을 것이다. 무언가를 더 많이 소유한 다는 것이 행복해 지는 것과 비례하는 것은 아니다. 물질적 소유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인간은 그 본연의 존엄성을 잃어버리고 수단으로 전락한다. 교육은 더 많은 재화와 힘을 모으기 위한 도구를 만드는 단련의 과정이다. 부를 세습하고 권력을 세습하여 자신들의 세력을 더욱 견고히 하기 위한 교육, 무지를 깨우기 위한 교육이 아니라 눈과 귀를 막아버리는 교육, 이것이 난장이 가족이 살아가는 시대의 모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