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그 실마리는 둘째 연과 셋째 연에 나타난다. 특히, 둘째 연이 주목된다. 여기서 김소월은 산에 피는 꽃이 `저만치 혼자서` 피어 있다고 한다. 이 때 `저만치`란 대체 무엇과 무엇 사이의 거리일까? 어떤 해석자는 작중 인물 `나`와 꽃 사이의 거리, 즉 인간과 자연 사이의 거리를 뜻하는 것이라고 풀이하였다. 그렇게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해석만으로는 그 다음에 있는 `혼자서`라는 말이 불분명하다. `혼자서`란 주위에 벗삼을 만한 누가 없을 때 쓸 수 있는 말이다. 그러므로 이 시에서 꽃이 `저만치 혼자서` 있다는 것은 그것을 바라보는 `나`와 거리가 있음을 뜻하는 동시에 그 꽃이 다른 꽃으로부터도 떨어져서 외로이 있음을 의미한다. 이 작품에서 `나`만이 아니라 `저만치 혼자서` 피어 있는 꽃도 외로운 것이라고 시인은 보고 있다.
이와 같은 외로움은 셋째 연의 새에게서 다시 나타난다. `산에서 우는 작은 새`는 꽃이 좋아서 산에 산다고 한다. 그러나 둘째 연에서 보았듯이 꽃은 `저만치 혼자서` 피어 있는 외로운 존재이다. 그러니 새도 외롭지 않을 수 없다. 새는 꽃을 좋아하지만 그것은 마치 메아리 없는 외침처럼 저 혼자만의 마음에서 그렇게 하는 것일 따름이다. 그런 뜻에서 작은 새는 `나`와 마찬가지의 외로움을 가진 존재이다. 이렇게 꽃도 새도 사람도 외로운 세계에서도 모든 사물은 주어진 삶을 살아가지 않을 수 없다. 이 세상 안에서 모든 사람, 모든 사물이 다 외로운 대로 쓸쓸하게 살아가야 한다는 것은 거부할 수 없는 숙명과도 같은 것이다. 자아는 2연과 3연에서 그 영원성에 대한 좌절과 동경을 동시에 느끼는 듯 보인다. 우리도 그만큼 외로워지는 느낌을 받지 않는가? 이것이 이 작품에 깃 들어 있는 은밀한 주제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