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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진태 선생이 채록한 민담에 <지하국대적제치설화>. 손진태, ꡔ한국민족설화의 연구ꡕ, (서울, 을유문화사, 1979), 106쪽.
가 있다. 시골의 한 청년이 과거시험을 보기 위해 한양에 가다가 납치 당한 부자의 딸을 구하여 결혼하고 행복하게 살았다는 이야기다. 이 이야기는 전국적으로도 널리 퍼져있으며, 몽고족을 비롯한 북방아시아 민족들에게도 알려져 있다. 나아가 전 세계 여러 곳에서 흔하게 찾을 수 있는 탐색담(quest story)의 일종이다. 이 민담에 등장하는 인물들도 프롭이 제시한 체계로 분석될 수 있다.
악한 : 미륵 돼지
조력자 : 까치
증여자 : 노인
찾는 대상 : 세 공주
찾는 이 : 무사
파견자 : 왕
가짜 주인공 : 종자(從者)
위의 인물을 따라 줄거리를 재구성하면 다음과 같다. 미륵 돼지가 세 공주를 납치한다. 왕은 공주를 찾기 위해 무사를 구한다. 한 무신이 왕의 허락을 받아 공주를 찾아 나선다. 그는 하인(종자) 수 명을 데리고 길을 떠난다. 납치자가 누구인지 그리고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고 길을 가던 무사는 도중에 다리가 부러진 까치를 구하고, 까치의 인도로 미륵 돼지가 사는 곳에 다다르게 된다. 무사는 혼자서 동아리를 타고 지하에 내린다. 지하에는 미륵 돼지가 사는 커다란 궁이 있었다. 무사는 동정을 살피기 위해 우물 근처의 나무에 오른다. 그는 마침 물을 뜨러 온 한 공주와 만난다. 그는 공주들과 미륵 돼지를 퇴치할 계교를 짜고 몇 일을 기다린 끝에 마침내 미륵 돼지를 죽인다. 무사는 세 공주를 동아리에 태워 지상으로 보낸다. 하지만 종자의 배반으로 무사는 지하에 갇히고 만다. 절망적인 상황에 빠진 그에게 한 노인이 나타나 말 한 필을 준다. 무사는 그 말을 타고 지하계를 빠져 나온다. 다시 지상계로 온 무사는 가짜 주인공인 종자를 처벌하고, 공주와 결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