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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병원 응급실에 누워계신 아버지는 온 얼굴을 붕대로 칭칭 감고 계셨고, 차마 사람이라고 보기엔 너무나 끔찍한 모습이었다. 다행히도 전류가 몸을 통하지 않고 외부에 스파크로 튀는 바람에 목숨은 건지셨지만, 흉부위로 3도 화상을 입게 되어서 치료기간이 얼마나 걸릴지 장담할 수가 없었다.
사람이 입은 상처 중에 화상만큼 끔찍한 고통을 주는 게 있을까?
아버지는 내 앞에서 애써 고통을 참으려 안간힘을 쓰셨지만, 굳게 다문 입새로 흐르는 신음소리에는 마치 폐부를 쥐어짜는 듯 한 고통이 느껴졌고, 차마 눈물조차 흘리지 못하고 애처롭게 아버지를 바라보시는 어머니를 보자 억장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나 때문이었을까? 내가 이렇게 먼 곳까지 와서 공부를 하느라 학비가 많이 들지만 않았다면, 아버지께서 이런 위험한 일을 하실 이유가 있었을까? 우리 가족에게 이렇게 큰 불행이 닥칠 필요가 있었을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온 통 머릿속이 하얗게 된 상태에서 결국 내가 내린 결론은 모든 일이 나 때문에 벌어진 것 같다는 생각 뿐 이었다.
“아버지 괜찮으세요?” 힘겹게 건넨 한 마디를 들으셨는지, 아버지는 그 와중에도 “괜찮다 괜찮다.` 하시면서 날 진정시키셨다. 순간 ‘차라리 부모님이 없는 고아였더라면’ 싶었던 생각으로 가득했던 내 자신이 그렇게 싫고 미울 수 가 없었다.
본격적으로 치료에 들어가기 시작한 후 어머니의 병 수발은 꼬박 6개월이 넘게 걸렸고 그 와중 나는 단 하룻밤도 아버지의 곁을 지키지 않았다. 학교생활을 핑계로 삼았지만, 일그러진 아버지의 얼굴을 바라보고 있는 게, 고통 때문에 신경질적이 되어버리신 아버지의 수발을 든다는게 여간 무서운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