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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평론가 김성곤 교수(서울대 영문학과)의 해설(동아일보 책의향기 02/01/05)
트리스탄과 이졸데』는 모든 비극적인 러브스토리의 원형이자, 만인의 심금을 울리는 애절한 사랑이야기다. 켈트족 설화로 추정되는 이 슬픈 이야기는 12세기에 등장한 이래 불문학, 독문학, 영문학 등 서구문학의 형성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으며, 이후 원탁의 기사 랜슬롯과 비련의 왕비 귀느비에 이야기,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 스탕달의 `적과 흑`,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리나`, 그리고 로렌스의 `채털레이 부인의 연인`같은 수많은 문학작품들 속에 부단히 투영되어 왔다.
뿐만 아니라, 말로리나 테니슨이나 아놀드 같은 대가 급 시인들도 이 두 비극적 연인들에 대한 작품을 썼으며, T.S. 엘리엇 또한 `황무지`의 서두에서, 이 작품의 한 구절을 인용했고, 토마스 만은 `트리스탄`이라는 중편소설을 썼다. 그러나 이 작품이 만인의 사랑을 받게된 데에는 『트리스탄과 이졸데』를 불후의 명작 가극으로 승화시킨 바그너의 공이 컸다. 이 작품의 제목이 독일어식인 `트리스탄과 이졸데`로 널리 알려진 이유도 바로 바그너와, 이 작품의 독일어판을 쓴 중세작가 아일하르트와 고트프리트 덕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