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셋째, 대학 입시경쟁으로 인한 내신 및 수능시험 준비 위주의 교육이 이미 한계 상황에 이르렀다. 특히 고등학교 졸업 정원보다 대학 입학정원이 많은데도 입시 경쟁이 치열한 것은 우리 사회의 과도한 학벌주의에 연유한다. 이러한 풍토 아래서 도시와 농촌을 막론하고 학생들의 학습은 사교육기관의 선행학습에 의해 주도되고, 학교 수업은 상대적으로 무기력증에 빠져 있다. 학생들의 학습량은 갈수록 늘어나지만, 문제 풀이를 위한 단순 반복학습으로 지적 호기심과 창의력 등의 잠재능력을 고갈시키고 있다. 이같은 추세는 지식기반사회가 요구하는 인적자원 개발에 역행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넷째, 중등교육 취학률과 고등교육 진학률은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학급당 인원수나 학생 1인당 공교육비 등 교육여건은 OECD 국가들 중 최하위 수준이다. 유아교육은 여전히 사적 부문에 의해 주도되고 있고, 대학의 운영 역시 대부분 학생들의 등록금에 의존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육재정 규모는 오랫동안 누적된 결손을 메우는 데 턱없이 모자라는 수준이다. 그 결과 우리 교육의 경쟁력은 2001년 스위스 IMD 조사 결과에 따르면 49개국 중 32위에 머무르고 있으며, 같은 조사에서 대학교육의 효율성은 최하위 수준인 47위에 그치고 있다.
마지막으로, 우리의 교육체제는 문제를 보면서도 이를 효율적으로, 기동성 있게 해결해 나갈 수 없는 비능률적인 구조로 되어 있다. 그 주된 이유는 대부분의 권한이 중앙정부(교육부)나 웬만한 정부 부처보다도 조직과 재정 규모가 큰 시·도교육청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이며, 동시에 학교와 행정기관 모두가 구성원의 의견을 제대로 수렴할 수 없는 비민주적 의사결정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현행 교원의 승진구조는 최고 결정권자의 전횡을 가능하게 한다. 이런 구조 아래에서는 현장 교사나 학교단위 또는 지역의 절실한 교육적 요구는 반영되기 어려우며, 관료적인 통제와 획일성이 학교 현장을 지배하여 자율적인 운영이 자리잡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