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위안으로서의 문학, 박인환 문학의 본질은 그것이다. 그는 절망적 상황을 그와는 다르게 그려내는 것을 위선으로 본 것 같다. 그래서 그는 절망을 실존적인 모습 그대로 놓아두고, 그것을 새로운 재생으로 이끌어 내는 것은 독자의 몫으로 돌려놓는다. 그의 죽음 이미지가 에리히 프롬이 말하는 썩음을 좋아하고 기계적인 도식을 불러일으킨다고 하더라도 생명적이고 선한 것으로 돌려놓지 않는다. 다만 죽음 이미지 사이에 언뜻언뜻 그와 대비되는 이미지를 배열해 놓기도 한다. 그것은 고뇌의 현실을 극복하기 위한 장치가 된다. 여기서 제1부호는 사회적 현실이 되고, 제2부호는 독자가 스스로 만들어내는 미적 대상이 된다. 제1부호에는 기존의 규범을 변화시키는 힘이 존재하고, 제2부호를 독자가 판단하게 함으로써 도식과 수정의 기회를 제공한다. 박인환은 죽음 이미지에 익숙한 시인이지만, 그 이미지는 절망적 상황을 대변하거나 생으로의 회유를 위한 통과 의례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것은 문명을 비판하면서 원초성으로 가는 것이요 현실에 의해 상처받은 영혼이 재생하는 계기를 만드는 경계로서 작용하기도 한다. 그는 때로 생명적인 것과 죽음을 사랑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