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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정당 혐오증과 국민정당의 위기
프랑스에서 극우파가 세력을 확대하고 독일과 여타 유럽 국가들에서도 극우 정당이 성장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 극우파 바람이 유럽 정치의 전반적인 우경화를 대표하는 것은 아니다. 유럽정치의 문제점은 오랜 정당정치 자체의 병폐에 따른 정치혐오즘 및 당당혐오증의 증가이며, 이러한 현상은 사민주의적 좌파정당들조차 신자유주의화해감에 더욱 확산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에 따른 반작용이 곧 기성정당들에 대한 신뢰 상실로 인해 극우파와 비제도적 좌파에 대한 지지율이 성장하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이미 1980년대부터 회자되기 시작한 정치혐오증과 정당혐오증은 곧 국민정당의 위기를 의미한다. 1960년대 말 이후 반권위주의라는 새로운 사고가 성장하였음에도 국민정당들은 표가 되는 한 모든 계층과 입장을 대변하려는 중도통합정당화(catch-all party)하면서 실질적으로는 어떠한 특수이해도 대변하지 못해 왔다. 그 결과는 유권자그룹 중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중간층의 대변에 매몰된 나머지 사회저변층을 소외시키는 것이었다. 이러한 경향은 기존의 정치와 기성정당에 대한 혐오증을 더욱 부추겨 정당외적 조직인 사회운동조직의 성장을 촉발시켜 온 반면, 정치권 내부에서는 신생정당들의 성장을 촉진시켜 기성정당에 대한 지지율 하락을 가져왔다. 이번 프랑스 대선에서도 극명하게 나타난 바와 같이 유럽 사회 전반에서 투표참여율이 점차 하락하는 것도 같은 요인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한편 사민주의 정당들의 신자유주의화는 국민정당 일반의 위기와 더불어 온건 좌파의 세력약화에도 직접적으로 작용하였다. 1990년대 중후반의 중도-좌파정권의 등장은 1980년대 초반 이후 신보수주의의 정책적 실패에 따른 반사적 이익의 결과였다. 그러나 중도-좌파정권도 새로운 좌파적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신자유주의 정책을 답습한 데에 그쳐 새로운 사회경제적 위기를 해결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