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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스토이의 참회록에서는 인생을 용이 아가리를 벌리고 있는 구덩이에 나무가지 하나에 의지하고 있는 사람이 나무가지에서 흘러나오는 달콤한 꿀에 취하여 흰개미와 검은개미가 자신이 의지하고 있는 가지를 갉아먹어 곧 부러질 것임에도 그러한 사실은 망각하고 살아가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묘사한 바 있다. 나는 톨스토이의 그러한 인생의 부정적인 묘사에 대하여 인생의 아름다움이나 가치로움을 들면서 나 자신에게 어떠한 반론도 제기하지 못했다. 긍정적 인생관이라는 것이 보기 좋은 허울에 불과 뿐이라는 나의 생각과 너무도 일치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철학과 심리학 등 인간의 학문들이 역설하는 소위 자아실현이라는 인생의 목적이라는 것이 얼마나 추상적이고 뜬구름 잡는 내용에 불과한지, 맹목적으로 자아실현이라는 추상적 단어에 인생을 거는 일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나는 의심할 수 없었다.
나는 모태신앙의 기독교인이다. 아니 정확히 이력서나 신청서의 종교란을 ‘기독교’라고 채울 수 있는 ‘형식적인 기독교인’이라고 해야 옳을 것이다. 내가 만일 진정한 크리스천이었다면 위와 같은 삶에 대한 숨막힐 듯한 고민에 대하여 하나님에 대한 믿음으로서 충분히 극복할 수 있었을 터인데, 어찌된 영문인지 나의 차가운 머리와 마음은 기독교를 하나의 종교이상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었던 것이다.
하나님이라는 존재와는 아무 상관없이 그렇게 삶에 대한 반복적이고 무의미한 회의만을 계속하는 일이 얼마나 헛된 일인지....
몇 년동안 하나님을 의도적으로 멀리하고 피하면서 나는 내가 그토록 부정했던 나의 삶에 끈질기게도 몰두하여 왔다. 결국에 그 의미를 찾지 못하고 삶의 나락으로 떨어질 것을 알면서도 나는 나의 삶에 집착하고 여전히 그렇게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