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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연, 수미 자매가 서울에서 오랜 요양을 마치고 돌아오던 날. 새엄마 은주는 눈에 띄게 아이들을 반기지만, 자매는 그녀를 꺼리는 기색이 역력하다. 함께 살게 된 첫날부터 집안에는 이상한 기운이 감돌고 가족들은 환영을 보거나 악몽에 시달린다. 수미는 죽은 엄마를 대신해 아버지 무현과 동생 수연을 손수 챙기려 들고, 생모를 똑 닮은 수연은 늘 겁에 질려 있다. 신경이 예민한 은주는 그런 두 자매와 번번이 다투게 되고, 아버지 무현은 그들의 불화를 그저 관망만 한다. 은주는 정서불안 증세를 보이며 집안을 공포 분위기로 몰아가고, 동생을 지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수미가 이에 맞서는 가운데, 집안 곳곳에서 괴이한 일들이 잇달아 벌어지기 시작한다.
먼저 새엄마로 등장하는 은주의 정신상태를 살펴보자. 그녀는 완벽한 가정을 이루려는 욕망에 정신이 지배되어 있다. 하지만 새 엄마라는 역할 자체가 생모를 대신할 수가 없다. 자매는 매일 같이 생모의 유품인 꽃신과 사진 등을 바라보며 엄마라는 존재를 그리워한다. 그래서 전처의 자식들과 끊임없는 신경전을 벌이게 되고 자신이 세운 기준에 미치지 못한 결과로 인해 두통, 우울, 불안감 등의 고통에 시달리게 된다. 이러한 완벽 주의적 성향은 일상생활 속에서 지나치게 높은 기준을 설정해 놓고 계속해서 자신을 통제, 억압하는 경우에 나타난다. 이와 같은 현상을 프로이드 입장에서 본다면 항문기에서의 지나친 만족이 이러한 성격을 형성했다고 볼 수도 있다. 배변을 가릴 시기에 부모에게 혼나지 않기 위해 온 신경을 항문에 집중하는 경우 형성되는 성격인 항문 보존적 성격은 강박적이고 완벽적인 성격으로 나타난다. 완벽을 추구하는데 방해가 되는 친엄마의 존재 그리고 자매에 대해 은주는 친엄마를 닮은 수연을 괴롭힘으로써 방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