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의용군 문제는 실증적 해명이 간과된 채 과도한 이데올로기적인 논거만이 지배하고 있다. 기존의 진보적 시각에서 나온 연구서들은 북한측의 공식문헌을 비판없이 주자료로 활용하면서 성급한 결론을 도출하였다. 최근의 주목할만한 연구성과들도 아직도 자발성과 강제성의 이분법적 냉전구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 문제의 핵심에는 전쟁과 의용군 문제를 바라보는 인식의 한계가 놓여 있다. 그러나 의용군 문제는 자발성과 강제성만으로 단순화시킬 수 없는 보다 복잡한 문제점을 안고 있다. 여기서 필자가 주목하고자 하는 것은 누가 옳으냐 식의 손들어 주기가 아니다. 필자의 관심은 경험 주체인 민중이 전쟁을 어떻게 인식했으며 참전자들은 왜, 어떤 생각(논리)으로 의용군 모집에 응했는가의 문제이다. 그리고 그러한 경험 자체가 분단체제 속에서 조작, 은폐되는 논리이다.
다른 한편 이데올로기화된 제한된 자료 역시 의용군문제를 객관적으로 접근할 수 없는 중요한 장애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경험의 광범위성과 다양성에 비해서 오늘 우리가 이용할 수 있는 자료는 지극히 제한되어 있다. 그나마 남아 있는 자료도 대부분 반공적인 시각에서 정리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