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정읍군 칠보면(七寶面) 무성리(武城里) 원촌(院村)에 송정(松亭), 후송정(後松亭), 영당(影堂)이 나란히 세워져 있다. 이들은 조선 후기에 이 지역의 유력 사족인 도강 김씨와 일부 사족들이 힘을 모아 건립한 것이었다. 원래 이 지역은 태인현(泰仁縣)에 속해 있었다. 1914년에 일제의 지방제도 개편에 따라 태인현, 고부군이 정읍군에 합쳐졌고, 칠보면은 태인현의 고현내면(古縣內面), 남촌일변면(南村一邊面)이 합쳐져 생긴 면이었다. 따라서 이 지역은 원래 태인현 고혀내면이었던 셈이다. 그런데 이곳은 대원군의 서원 철폐에도 남아 있게 된 47개 서원 가운데 하나인 무성서원(武城書院)이 있는 곳이고, 또한 15세기에 만들어져 오늘날까지 명맥을 이어온다는 고현동약(古縣洞約)이 시행되던 곳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이 지역은 조선후기에 양반사족들의 활동을 잘 나타내 주는 곳 가운데 하나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본고는 송정, 후송정의 건립을 중심 주제로 놓고 이와 관련한 양반사족들의 동향과 이해관계를 살펴보려고 작성한 것이다. 자료가 많지 않아 소기의 성과를 거두기 어려웠으나 조선 후기 양반사족들의 한 모습을 그려보려고 하였다.
2. 송정(松亭)의 건립과 양반사족의 결계(結契)
무성리 원촌의 성황산 동편 중턱에 송정이라는 정자가 있다. 앞, 옆 모두 2칸 크기의 팔작 지부에 재실형 구조인 송정은 광해군때 김응빈(?) 등 10인이 건립하였다. 「송정중수기(松亭重修記)」에
武城(:武城書院)의 동쪽, 泰山(:태인현의 치소)의 남쪽에 鰲溪를 끼고 표연히 있는 정자를 松亭이라 한다. 歲寒松栢의 뜻을 취한 것이다. …… 이 정자를 시작한 사람은 광해군때 自靖한 10賢이다. 10賢은 悟無齋 김응빈, 鳴川 金灌, 觀山 李逴, 月潭 梁夢禹, 贅 金濎, 壼巖 宋致中, 浮休 金堪 晩悟 金汲, 蘭谷 宋民古, 月梧 金友直 등 諸公으로 관직을 버리고 科擧를 포기한 채 그 속에서 서로 즐거이 놀았다.
고 한 것이…(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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