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머리말
남북정상회담 이후 북한 경제운용 방식의 변화 가능성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남북한은 남북공동선언 제2항에서 통일을 위한 남측의 ‘연합제 안’과 북측의 ‘낮은 단계의 연방제 안’이 서로 공통성이 있음을 인정함으로써 남북경협의 정치적 장애 요인중 ‘서로의 접근 의도에 대한 불신’이라는 중요한 부분이 해결되었다. 또한 제4항에서는 남북경제협력을 통해 민족경제를 균형적으로 발전시킬 것임에 합의함으로써 다양한 영역에서의 경협확대 가능성을 열어두게 되었다. 그러나 이와 같은 남북 화해·협력 분위기의 고조는 ‘저점 균형’상태에 처해 있는 북한경제가 정상궤도에 진입하기 위한 ‘필요조건’중의 하나일 뿐이며, ‘충분조건’이라고 볼 수는 없을 것이다.
북한 경제의 정상적 발전을 위한 핵심적 요소는 북한 스스로의 경제운용 방식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을 수 없다. 1990년대에 북한은 극심한 경제난을 극복하기 위해 나름대로 새로운 경제정책을 시도해 왔으며, 생존을 위해 불가피했던 현상적 변화를 제도적으로 수용하는 양상도 보여주었다. 그러나 북한은 중국이나 베트남과는 달리 공식적으로 경제개혁·개방노선을 공표하지는 않고 있으며, 오히려 사회주의 국가의 시장지향적 개혁·개방에 대해서는 부정적 시각을 노정해 왔다. 또한 김일성-김정일로 이어지는 세습적 정치권력이 가지는 정책변화상의 제약요인과 정책변화 경험의 한계 등은 북한의 변화가 아직은 ‘체제의 틀’ 속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근본 원인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1998년 9월 북한은 헌법개정을 통해 ‘유훈통치’기간을 종결하고 본격적인 김정일 시대를 열었다. 김정일시대의 북한은 얼핏 서로 상충되는 경제운용 방식을 동시에 수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으로는 1998년의 새헌법에 비교적 전향적인 조항을 포함시키는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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